올해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이형 스마트폰 윙(WING)입니다. LG 윙은 최근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영상 시청이 많아진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메인 스크린을 회전시킬 수 있는 스위블 폼 팩터로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LG전자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LG윙은 세계적인 OTT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넷플릭스는 스크린 암부 대비를 명확히 해 시청자의 영상 몰입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HDR 영상 재생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애플, 구글, 소니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넷플릭스 HDR 기능을 기본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LG전자도 G6, V30 등의 모델로 넷플릭스 HDR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올해 출시된 최신 LG 스마트폰 윙, 벨벳 등은 넷플릭스 HDR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두 제품 모두 6.8인치 Full 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스크린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 HDR을 지원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하드웨어에 문제가 없다면 왜 넷플릭스 HDR 영상 재생을 지원하지 않는 걸까요? 사실 내막은 따로 있었어요.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스마트폰으로 HDR 영상 재생을 위해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와 사전에 영상 지원 계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G전자도 HDR 영상 재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영상 지원 계약을 시도했는데요. 이때 넷플릭스가 LG전자에 제시한 조건은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넷플릭스 앱을 선탑재 후 출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넷플릭스를 삭제할 수 없는 LG 스마트폰 기본 앱으로 설치해야 HDR 영상 재생 지원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입니다.LG전자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계약 조건에 난색을 표하며 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본적인 선탑재 앱 증가로 소비자들의 LG 스마트폰 만족도 저하가 우려된다는 측면과 국내 이통 3사 모두 웨이브(웨이브), 시즌(Seezn), U+모바일TV 등 OTT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 앱을 선탑재할 경우 국내 이통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전문가들은 LG전자와 넷플릭스가 HDR 영상 재생을 놓고 벌이는 갈등을 IT 거대 공룡의 갑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선 삼성전자, 애플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 제품은 넷플릭스 앱을 기본 선탑재하지 않고도 HDR 영상 재생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사 앱을 선탑재하지 않으면 HDR 영상 재생이 어렵다는 내용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이라는 것입니다.외신에 따르면 원플러스, 소니 등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낮은 회사 제품에는 향상된 HDR 재생 지원 명목으로 넷플릭스 앱이 기본 선탑재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와 넷플릭스 양사 간 신경전이 더욱 주목받는 양상입니다.이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제조사와 진행하는 계약은 대외비사항인 만큼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한편 LG전자는 내년 1월 ‘CES 2021’에서 롤러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입장입니다.